안녕하세요. 

대구에서 근무하는 현직 초등교사입니다.

매년 4월이 되면 과학의 달 행사로 학교에서 다양한 과학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과학싹잔치, 과학체험전 등)

그런데 본교나 타학교가 운영해왔던 외부위탁 체험프로그램들은 늘 대동소이하며 컨텐츠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부스형식의 코너학습이나 교실내 강의 형식으로 질낮은 과학실험키트를 다루는 식이었기에 비용대비 만족도가 떨어지고, 산만한 분위기 속에서 학습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었습니다. 

또한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키트 제작의 경우 외부위탁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담임선생님들이 보조교사처럼 투입되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당연히 학생들도 재미, 학습 둘 다 놓치게 되었습니다.

이에 올해에는 아래와 같은 목표를 설정하고 과학의 달 행사를 기획해보았습니다.

1. 무엇보다 학생들이 즐겁게 과학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함.

2. 담임교사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외부위탁의 방식이어야 함.

3. 늘 해오던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컨텐츠여야 함.

4. 저학년(1~3)학년 학생들도 몰입할 수 있어야 함.

위의 조건을 떠올리던 중 예전에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우연히 보았던 소규모 과학마술 공연이 떠올랐습니다. 간이 무대에서 몇 가지 간단한 실험 마술을 통해 과학의 원리를 알려주던 공연이었는데, 이를 대규모로 운영할 수 있는 전문가, 혹은 공연팀이 있다면 딱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이에 여러 플랫폼을 통해 알아본 결과 최형배 사단의 원더매직 마술팀이 과학마술 컨텐츠 쪽에서는 독보적이라는 정보를 얻었고, 몇 가지 협의를 통해 일사천리로 교육위탁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래에는 계약부터 운영, 마무리까지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점입니다.

1. 관공서와 계약을 많이 해보셔서 그런지 필요한 서류, 정보, 계약 절차 등을 시원시원하게 안내해주시고 진행하십니다. 교육내용의 협의가 이루어진 뒤에는 행정쪽에 신경쓸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2. 과학마술콘서트의 런타임, 체험 방식(only 공연, 혹은 마술키트를 통한 체험)을 어느 정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학교측의 실정에 맞게 기획할 수 있었습니다.

3. 공연의 프로답게 모든 무대세팅을 철저하게 하셨습니다. 음향, 조명, PC 및 프레젠테이선 대부분을 직접 세팅하셔서 담당교사나 학교 관리인력이 매우 수월했습니다. 학교마다 공연 장소의 특성에 맞게 무대세팅을 빠르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4. 제일 중요한 과학마술콘서트의 내용과 반응

착시, 빛의 직진, 베르누이원리 등을 활용한 재미있는 마술을 보여주셨는데 최형배 마술사님의 입담과 재치(진짜 개콘, 코빅급으로 센스있는 멘트!)있는 진행으로 학생들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했습니다. 특히 공기대포와 액체질소를 활용한 실험, 피날레를 장식한 레이저쇼는 열광의 도가니였습니다.

중요한건 단순히 재미있는 마술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에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해당 마술의 과학적 원리에 대한 설명과 착시, 빛과 관련된 마술도구 체험까지 이루어져 학습적으로도 유익했다는 점입니다. 

아래는 몇몇 학생들이 실제로 한 말입니다. 

- 선생님, 이거 꿈 꾸고 있는거 아니죠?

- 진짜 환상적이에요!

- 선생님, 이거 내일 또 해요? 또 하면 좋겠어요!

5. 담임교사들의 만족도도 굉장히 높았습니다. 처음에 학생들을 공연장으로 인솔한 뒤에는 체험과정에서 따로 지도하는 부분 없이 수월하게 교육이 이루어졌으며, 오히려 선생님들도 함께 빵~터지며 즐기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6. 과학마술콘서트가 끝난 후 무대의 뒷처리까지 완벽, 깔끔하게 되었고, 피드백도 진지하게 받아주셨습니다.

이상 과학의 달 체험행사 담당자로서 이번 과학마술콘서트를 위탁 운영하며 느낀 점을 써보았습니다.

만약 올해 내용과 중복되지 않는 과학마술 컨텐츠가 있다면 내년에도 꼭 위탁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 올해 8월에 대구공연이 있다고 하셨는데, 기회가 된다면 저희 자녀들을 데리고 관람하러 가겠습니다.

전국의 초등 과학부장 교사님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